🧉 아이디어는 적게. 반복은 많이.

마케팅 경력이 쌓이면 어느 순간 마주하는 질문의 종류가 달라집니다.

질문의 범위가 아니라, 그 자세가 바뀝니다. 프로그램을 직접 만드는 입장에서 그것을 설명하는 입장으로 바뀝니다. 무엇이 가능할지 묻는 것에서 무엇이 효과가 있는지 증명하는 것으로 바뀝니다. 전략을 정의하는 것에서 예산 지출을 정당화하는 것으로 바뀝니다.

대화의 폭은 점점 좁아지기 시작합니다.

• “이게 어떻게 pipeline에 기여하죠?”
• “ROI는 플러스가 됐나요?”
• “어떤 지표를 추적하고 있나요?”

이런 질문들이 비합리적인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책임감을 유지하려는 조직의 좋은 문화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 질문 뒤에 숨은 압박감은 당신이 일하는 방식을 바꾸기 시작합니다.

일이 시작되기도 전에 결과물의 형태를 규정해버릴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목격하는 변화

회사 초기 단계에는 마케팅 활동이 어느 정도 탐색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허용됩니다. 방향성을 찾아가는 과정이 용납됩니다. 어떤 투자는 성숙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이해가 있습니다. 리더들은 모든 결과가 한 분기 내에 측정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회사가 성장함에 따라, 명확성에 대한 요구는 확실성에 대한 요구로 굳어집니다.

예산은 빠듯해지고, 보고는 더욱 까다로워집니다.

그리고 서서히 새로운 기준이 생겨납니다. 모든 이니셔티브는 시작하기도 전에 정당성을 입증해야 한다는 기준입니다.

예측. 기여도 분석 로직. 투입과 산출의 명확한 연결.

바로 이 지점에서 갈등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과물에 논리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브랜드와 세계관을 구축하는 일의 본질이 실시간 검증을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캠페인에는 숨 쉴 시간이 필요합니다.

인식은 명령한다고 바뀌지 않습니다.

소비자 행동, 특히 신뢰와 관련된 행동은 단발적인 '터치포인트'가 아니라 반복적인 노출을 통해 형성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것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이해해야 할 패턴'입니다.

(어쩌면 도움이 될) 인지적 유창성이라는 프레임

인지 과학 🤓은 여기서 유용한 렌즈를 제공합니다. 사람은 대시보드처럼 반응하지 않습니다. 선형적인 입력-출력 시스템이 아닙니다. 패턴을 찾고, 의미를 만들어내는 존재입니다. 그리고 특히 브랜드 인지도라는 맥락에서 의미는 좀처럼 한 번에 전달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은 다음과 같은 필터를 통해 처리됩니다.

집중력 저하. 기존의 신념. 감정적인 수용 상태. 이는 아무리 잘 만들어진 메시지라도 즉시 와닿지 않을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정보를 얼마나 쉽게 처리하는가를 뜻하는 '인지적 유창성'이 이 과정의 핵심입니다.

메시지가 낯설면 마찰이 생깁니다.

뇌가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그 결과 받아들이는 속도가 느려집니다.

하지만 여기 긍정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유창성은 노출을 통해 향상됩니다. 반복은 인지도를 쌓고, 인지도는 신뢰를 쌓습니다. 그리고 신뢰는 인지적 부하를 낮춥니다.

타겟 고객이 일관된 신호(톤, 언어, 시각적 리듬)를 더 자주 접할수록, 그것들을 이해하기가 더 쉬워집니다.

이 신호들은 친숙하게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단순해서가 아니라, 안정적이기 때문입니다. 매번 새롭게 소개될 필요 없이 마음속에 자리를 잡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일관성은 미묘하지만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브랜드를 더 빨리, 더 명확하게 느끼게 만듭니다.

다시 살펴볼 만한 사례: Coca-Cola와 Santa

1931년, Coca-Cola는 아티스트 Haddon Sundblom에게 Santa Claus의 새로운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만들어 달라고 의뢰했습니다. 당시 Santa의 이미지는 일관성이 없었습니다. 순전히 민간 설화 속 인물로, 때로는 키 크고 마르게, 때로는 근엄하게, 때로는 위엄 있게 묘사되었습니다. Sundblom은 그를 따뜻하고, 유쾌하며, 친근한 모습으로 재창조했습니다.

미소 짓는 Santa. Coke 병을 들고 있는 Santa.

하지만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첫 번째 그림이 아니라, 그 이후의 이야기입니다. Sundblom은 그 Santa의 새로운 버전을 매년 그렸습니다. 무려... 30년 넘게 말이죠.

30년입니다.

요즘 대부분은 48시간짜리 TikTok 영상 주기에 맞춰 메시지를 던지기도 벅차합니다. 반년은커녕 1년도 채 지키지 못하죠. Coca-Cola는 새로움을 좇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신호를 반복했습니다. 계속, 계속, 계속해서 말입니다. 그들은 거의 100년 동안 이 일을 해오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최대한 자주 A/B 테스트를 하고 방향을 틀고 싶어 한다는 점을 기억하세요.

어쩌면 그런 시스템 자체가 문제일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즉각적인 반응에 맞춰 조정하는 것은 오래 지속되는 무언가를 만드는 방법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초기의 신호가 항상 올바른 신호는 아닙니다. Coca-Cola의 Santa와 함께, 각 세대는 같은 신호(빨간 옷, 반짝이는 눈, 유리병)를 보며 자랐습니다. 그리고 결국 그 신호들은 더 이상 광고처럼 느껴지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기억이 되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일관성이 하는 일입니다. 단순히 강화하는 것을 넘어, 깊숙이 각인시킵니다.

오히려 오늘날처럼 파편화된 주의력 시대에는 일관성이 덜 중요한 게 아니라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숏폼 콘텐츠와 끊임없는 스크롤링이 새로움을 요구한다고 가정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찾지 않습니다. 이미 아는 것을 훑어볼 뿐입니다. 이해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없는 무언가를 말이죠.

Nielsen의 연구에 따르면 2초 미만의 광고 노출도 브랜드 회상률을 거의 38%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합니다. 이는 콘텐츠가 획기적이어서가 아니라, 브랜드가 충분히 친숙해서 빠르게 인식되기 때문입니다.

'How Brands Grow'의 공동 저자인 Les Binet은 이렇게 말합니다.

"브랜드는 수년에 걸쳐 만들어지는데, 왜 분기별로 관리하는가?"

다시 말해, 짧은 주의력은 일관성을 그 어느 때보다 더 가치 있게 만들 수 있습니다.

주의력이 흩어져 있을 때, 사람들의 마음속에 자리를 잡는 브랜드는 이미 인식하고 있는 안정적인 신호(톤, 언어, 시각적 리듬)를 제공하는 브랜드인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그들이 더 눈에 띄기 때문이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오히려 사람들이 이미 인지하고 있는 무언가를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 인지도는 유용한 역할을 합니다. 결과물을 더 쉽게 처리하고, 더 쉽게 신뢰하고, 종종 더 쉽게 기억하게 만듭니다.

그런 의미에서 일관성은 그 자체를 위해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것이 아닙니다. 매번 처음부터 설명할 필요가 없는 방식으로 다가서는 것입니다. 특히 고객이 주의를 덜 기울이는 순간에 말입니다.

현대 팀을 위한 제안

Coca-Cola가 한 것은 캠페인이 아니었습니다. 하나의 아이디어에 대한 100년간의 약속이었습니다.

그리고 특히 브랜드라는 맥락에서 믿음은 하룻밤 사이에 뒤집히는 것이 아닙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반복을 통해, 천천히 쌓이는 명확한 순간들을 통해 축적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초기 검증에 대한 압박이 합리적으로 보임에도 불구하고 종종 역효과를 내는 이유입니다. 팀이 너무 빨리 우선순위를 바꾸도록 강요할 수 있습니다.

메시징은 단기 전환에 최적화되어 점점 더 좁아집니다. 예산은 데이터 추적이 깔끔한 단기 성과에 편중됩니다. 아이디어는 대시보드에서 보기 좋게 다듬어집니다. 이 과정에서 잃게 되는 것은 애초에 마케팅을 효과적으로 만드는 바로 그것입니다.

고객에 대한 이해에 뿌리를 둔 방향성.

단순한 결과물이 아니라, 방향성 그 자체입니다.

뛰어난 성과를 내는 팀에서 발견한 공통점

우리의 경험에 따르면, 차이는 단순히 뛰어난 재능이나 더 날카로운 실행력에서 오는 경우가 드뭅니다.

차이는 대부분 '얼라인먼트(alignment)'에서 옵니다. 슬라이드에 적힌 가치로서의 얼라인먼트가 아닙니다. 결과물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그리고 매일 어떻게 진정성 있게 다가설 것인지에 대한 공유된 이해입니다.

이런 팀들은 이니셔티브 뒤에 있는 비즈니스 목표에 대해 동의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목표를 타당하게 만드는 고객 인사이트를 지적할 수 있습니다. 성공을 어떻게 '추적'할 수 있을지가 아니라 어떻게 '측정'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미 대화를 나눈 상태입니다.

그들이 성과에 덜 신경 쓴다는 뜻이 아닙니다. 오히려 성과를 이해하는 데 더 잘 준비되어 있습니다. 투입 요소가 더 명확하고, 맥락이 이미 설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발견한 것은, 명확성이 더 나은 결과를 위한 조건을 만드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모든 경우에 그런 것은 아닙니다. 확실히 항상 즉각적인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얼라인먼트는 결과물이 더 멀리 나아갈 활주로와 더 명확한 목적지를 제공합니다.

왜 시니어 레벨에서 변화가 더 어렵게 느껴질까

시니어 마케터에게 이러한 변화는 보통 스킬의 문제가 아닙니다. 자세의 문제입니다.

업무를 직접 '하는' 사람에서, 그 업무가 제대로 '이해되도록' 만드는 사람으로 역할이 바뀝니다. 무엇을 출시했느냐보다, 사람들이 출시된 것과 그 이유를 믿느냐가 더 중요해집니다.

그런 종류의 명확성을 구축하는 데는 시간이 걸립니다. '핵심 결과(Key Results)'라고 이름 붙은 슬라이드에 항상 들어맞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종종 본질적인 무언가를 잃지 않고서는 서두를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효과는 쌓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일이 더 빨리 진행되어서가 아니라, 내부적인 모순에 덜 부딪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바로 Coca-Cola가 지켰던 원칙으로 보입니다.

그들은 단지 메시지에 투자한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그 메시지를 둘러싼 믿음을 구축했습니다. 끈기 있게, 반복적으로, 그리고 매년 그것을 재창조할 필요 없이 말입니다. 그런 종류의 원칙은 긴급하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복잡한 상황을 헤쳐나가는 조직에게는, 대부분의 대안보다 더 오래 버티는 경향이 있습니다.

마지막 생각

새로움을 좇는 것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새로움은 사라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빠르게 말이죠. 때로는 인식될 기회조차 갖기 전에 사라지기도 합니다.

오래 지속되고 복리처럼 쌓이는 것은 의미와 결합된 친숙함입니다.

Coca-Cola는 매 분기 새로운 것을 말해서 이긴 게 아닙니다. 그들은 하나의 아이디어를 신뢰할 수 있을 만큼 친숙하게 만들어서 이겼습니다.

그리고 결국 대부분의 브랜드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신뢰입니다. 단순한 관심이 아닙니다. 자신이 누구인지 매번 설명할 필요 없이, 몇 번이고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자리'를 내어달라는 것입니다.

그 자리는 속도로 얻는 것이 아닙니다. 일관성으로 얻는 것입니다.

그리고 첫인상에만 보상하도록 설계된 이 시장에서, 어쩌면 두 번째 인상을 얻게 해주는 것은 바로 이 일관성일지도 모릅니다.

Less ideation. More repetition.

What you repeat becomes what you’re remembered for... just ask Coca-Cola.

HandstandsNate Brow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