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의 데이터 모델은 당신의 운명입니다

Product-market fit은 스타트업의 성배와도 같습니다. "제품(Product)"과 "시장(Market)"은 필수적이지만, 스타트업의 데이터 모델은 이 둘을 묶어주는 암흑 물질과 같습니다.

"데이터 모델"이란 스타트업이 제품에서 무엇을 강조하는지, 즉 제품이 세상을 표현하는 방식에서 현실의 어떤 부분이 가장 중요한지를 의미합니다. 이는 스타트업이 우선순위를 두고 구축하는 핵심 개념이나 객체이며, 전략과 세계관의 중심에 있는 하중을 견디는 가정과도 같습니다. 데이터베이스 아키텍처에 부분적으로 반영되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지만, 사실은 UI/UX부터 제품 마케팅, 가격 모델, GTM 전략까지 모든 것을 형성합니다.

데이터 모델은 계층에 따라 다르게 나타납니다. 데이터베이스에서는 어떤 테이블이 중심이 되고 서로 어떻게 관계를 맺는지로 드러납니다. 제품에서는 어떤 UI 요소가 지배적이고 어떤 액션이 가장 쉬운지로 나타납니다. 가격 정책에서는 무엇을 기준으로 요금을 부과하는지로 표현됩니다. GTM 전략에서는 어떤 워크플로우나 페인 포인트를 내세우는지로 드러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무엇을 중력의 중심으로 삼을 것인가에 대한 동일한 선택에서 비롯됩니다.

모든 창업가는 인지하든 못하든 자신만의 데이터 모델을 가지고 있습니다. 명시적으로 선택하든, 혹은 모방하는 대상으로부터 물려받든 둘 중 하나입니다. 대부분의 창업가는 이를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암묵적 선택을 중심으로 아키텍처가 굳어질 때쯤이면, 변경은 거의 불가능해집니다.

그리고 이는 일반적으로 괜찮습니다. 대부분의 회사는 데이터 모델을 혁신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고객들은 기존의 도구를 중심으로 형성된 멘탈 모델과 워크플로우를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맞서는 것은 비용이 많이 들고 느립니다. 하지만 시장의 극단, 즉 수십억 달러 규모의 기존 강자를 무너뜨리거나 완전히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드는 경우, 독특한 데이터 모델은 중요하면서도 눈에 띄지 않는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

지난 10년간 가장 크게 성공한 기업들의 성공은 종종 초기의, 눈에 띄지 않았던 데이터 모델 선택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습니다. 당시에는 사소해 보였지만 결정적인 역할을 한 선택들입니다.

Slack의 영구적인 채널 vs 1:1/그룹 메시지: Yammer와 HipChat이 이메일의 일회성 그룹 메시지를 복제하는 동안, Slack은 영구적이고 검색 가능한 채널을 기본 단위(atomic unit)로 삼았습니다. 이는 조직적 기억을 만들어냈습니다. 모든 결정, 토론, 문서가 맥락 속에서 영원히 살아남게 된 것입니다. 기존 강자들은 처음부터 다시 만들지 않고서는 이를 따라올 수 없었습니다.

Toast의 메뉴 아이템 중심 아키텍처 vs 일반적인 POS SKU: Toast는 메뉴 아이템을 준비 시간, 주방 라우팅, 옵션 계층 구조 등 레스토랑 로직이 내장된 일급 객체(first-class object)로 만듭니다. 일반적인 판매 시점 정보 관리(POS) 시스템은 메뉴 아이템을 소매점의 SKU처럼 취급하여 주방 워크플로우를 위해서는 서드파티 연동이 필요합니다. Toast의 모델은 자체적인 주문 라우팅과 실시간 주방 관리를 가능하게 하며, 재료 수준의 재고 관리나 준비 기반의 인력 스케줄링과 같은 자연스러운 확장을 가능하게 합니다. 이는 레스토랑 운영의 중추가 되는 락인(locked-in) 생태계를 만듭니다.

Notion의 블록 vs Google의 문서: Google Docs는 문서를 제공하지만, Notion은 레고 블록을 제공합니다. 모든 콘텐츠 조각은 재배열하거나, 중첩하거나, 데이터베이스, 칸반 보드, 위키로 변환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모듈성은 여러 툴 카테고리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합니다. 전통적인 툴들은 문서 중심의 아키텍처를 포기하지 않고서는 경쟁할 수 없습니다.

Figma의 캔버스 vs 파일: Photoshop과 Sketch는 로컬 파일을 기반으로 합니다. Figma는 공유된 웹 캔버스를 기반으로 하여 모든 사람이 변경 사항을 즉시 볼 수 있습니다. 이는 버전 충돌과 "final_final_v2.psd" 같은 혼란을 없애줍니다. Adobe는 데스크톱 우선의 전체 생태계를 포기하지 않고서는 대응할 수 없었습니다.

Rippling의 직원 데이터 모델 vs 사일로화된 툴: Rippling은 직원 기록을 HR, IT, 급여, 재무를 연결하는 핵심축(lynchpin)으로 취급합니다. 데이터를 공유하는 별개의 제품이 아니라, 여러 뷰를 가진 하나의 제품인 셈입니다. 각각의 새로운 제품 모듈은 완전한 직원 컨텍스트를 상속받기 때문에, 독립형 대안보다 자동으로 더 강력해집니다. 경쟁사들은 단일 카테고리에 갇혀 있거나 열등한 통합을 시도할 뿐입니다.

Klaviyo의 주문 중심 데이터 모델 vs 이메일 중심 툴: MailChimp은 이메일 캠페인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Klaviyo는 주문 데이터를 이메일과 함께 일급 시민(first-class citizen)으로 만들어 고객 생애 가치(LTV)에 최적화합니다. 이를 통해 이커머스 브랜드는 단순히 이메일 참여도가 아닌 구매 행동으로 고객을 세분화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이메일 툴은 특정 산업(vertical) 데이터에 맞게 재구축하지 않고서는 이를 따라잡을 수 없습니다.

ServiceNow의 연결된 서비스 vs 독립된 티켓: 전통적인 헬프데스크는 티켓을 고립된 이메일처럼 취급합니다. ServiceNow는 모든 티켓을 서비스 맵에 연결하여 어떤 시스템이 다운되었는지, 누가 담당자인지, 다운스트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줍니다. 이는 IT 부서의 역할을 티켓을 닫는 것에서 문제를 예방하는 것으로 전환시키며, 기업이 이 모델을 중심으로 운영을 재편하면 ServiceNow는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됩니다.

이제 데이터 모델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합니다

차별화된 데이터 모델의 중요성은 극적으로 커지고 있습니다. AI가 코드를 범용화하고 있습니다. 기술적 실행 능력은 이제 경쟁 우위가 아니라 기본입니다. AI는 코드를 생성할 수 있지만, 고객이 당신의 아키텍처를 중심으로 구축한 조직적 현실, 즉 시간이 지남에 따라 축적되는 워크플로우, 통합, 조직의 관성 같은 것들을 리팩토링할 수는 없습니다.

한편, 많은 시장이 너무 혼잡해져서 단일 제품만으로는 회사가 생존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이는 특히 특정 산업(vertical market)에서 두드러지는데, 기업들은 인접 소프트웨어 제품으로 확장하고, 결제 및 기타 금융 상품을 내장하며, 심지어 AI와 매니지드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고객의 노동력 및 공급망과 경쟁하기도 합니다.

이 모든 것은 같은 결론을 가리킵니다. 코드가 저렴해지고, 경쟁이 치열하며, 버티컬의 깊이가 중요해질 때, 당신의 데이터 모델이 바로 당신의 해자(moat)의 기반이 됩니다. 승자는 가장 많은 기능이나 최고의 기능을 가진 회사가 아닐 것입니다. AI가 그것들을 민주화할 것입니다. 승자는 시장에 대한 진실을 포착하는 데이터 모델 위에 세워진 회사가 될 것이며, 이는 경쟁자가 복제할 수 없는 복리 효과를 창출할 것입니다.

이것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생각해 보세요. Rippling의 직원 중심 모델은 결제, 복리후생, 지출 관리를 추가하는 것을 아주 쉽게 만들었습니다. 각각의 새로운 제품은 풍부한 컨텍스트를 상속받아 독립형 대안보다 즉시 더 강력해집니다. Toast의 메뉴 아이템 아키텍처는 자연스럽게 재고, 인력, 공급업체 관리로 확장되었습니다. 데이터 모델은 그들의 첫 번째 제품 결정이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플랫폼 운명이었습니다.

올바른 데이터 모델 설계하기

차별화된 데이터 모델로 가는 길은 당신의 시장에 달려 있습니다. 수평적(Horizontal)인 툴일수록 해자는 기술 및 인터페이스 혁신에서 나옵니다. 수직적(Vertical)인 툴일수록 올바른 도메인 객체를 적절한 속성과 함께 격상시키는 데서 해자가 나옵니다.

수평적(Horizontal) 툴은 기본 개념이 이미 친숙한 광범위한 사용 사례를 다룹니다. 여기서의 레버리지는 제품이 어떻게 만들어지거나 경험되는지를 바꾸는 데서 나옵니다. Notion은 문서를 조합 가능한 블록으로 재해석했습니다. Figma는 기반 자체를 멀티플레이어 웹 캔버스로 재구축했습니다.

수직적(Vertical) 툴은 깊은 도메인 복잡성을 가진 특정 산업을 대상으로 합니다. 여기서의 레버리지는 무엇을 강조하기로 선택하는가에서 나옵니다. Toast는 거래가 아닌 메뉴 아이템을 준비 시간과 주방 라우팅이라는 일급 데이터와 함께 격상시켰습니다. Klaviyo는 주문 데이터를 이메일 지표와 동등한 지위로 끌어올렸습니다.

기존의 성공적인 제품에서 모델 불일치(mismatch)를 찾아보는 것부터 시작하면 좋습니다. 기존 제품들이 고객에게 부정확하거나 시대에 뒤떨어진 모델을 강요하는 지점은 어디인가? 고객들이 제품을 자신의 생각과 작업 방식에 맞추기 위해 스프레드시트, 로우코드/노코드 툴, 광범위한 제품 내 설정 같은 우회책(workaround)을 사용하는 곳은 어디인가?

데이터 모델을 강조했지만, 기술적 구현이 아닌 워크플로우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어떤 데이터를 저장해야 하는가?"라고 묻지 말고 "이 도메인에서 작업의 최소 단위(atomic unit)는 무엇인가?"라고 물어보세요. 레스토랑에서는 메뉴 아이템입니다. 디자인에서는 캔버스입니다. 직원 운영에서는 사람입니다.

이미 제품을 만들었다면, 당신의 데이터 모델이 얼마나 강력하고 올바른지 점검해볼 수 있습니다. 데이터베이스 스키마를 열어 가장 많은 외래 키(foreign key)가 가리키는 테이블을 확인해 보세요. 그것이 당신의 고객이 실제로 생각하는 최소 단위인가요? 제품의 핵심 액션을 나열해 보세요. 그 액션들이 모두 하나의 중심 객체를 강화하나요, 아니면 기능 뷔페를 만들고 있나요? 두 번째로 중요한 테이블을 삭제하면 무엇이 망가질까요? 만약 "별것 없다"가 답이라면, 아마도 잘못된 데이터 모델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당신의 데이터 모델이 복리 효과를 창출하는지 테스트해 보세요. 새로운 기능이나 제품을 추가할 때, 이미 캡처하고 있는 데이터 덕분에 그 기능이 자동으로 더 강력해지나요? 만약 당신의 대답이 "상속되는 컨텍스트 없이 처음부터 그 기능을 만들어야 할 것 같다"라면, 당신은 복리 효과를 내는 데이터 모델이 아니라, 그저 여러 제품의 묶음(product suite)을 가지고 있을 뿐입니다. 올바른 모델은 돌이켜보면 명백해 보이지만 경쟁자들에게는 보이지 않았던 자연스러운 확장 경로를 만들어냅니다.

결론

당신의 데이터 모델이 당신의 운명을 결정합니다. 역설적이게도 이 선택은 당신이 시장에 대해 가장 모를 때 이루어집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제대로 선택했을 때 그토록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것입니다. 이미 다른 기반 위에 구축한 경쟁자들은 당신의 통찰력을 단순히 복사할 수 없습니다. 그들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며, 그때가 되면 당신은 이미 격차를 벌린 후일 것입니다.

Your data model is your destiny

Your product’s core abstractions determine whether new features compound into a moat or just add to a feature list. Here’s how to get it right.

Matt Brown's NotesMatt Brown